얼마 전, 오랜만에 만난 동생이 눈을 반짝이며 말을 꺼냈다.
"형, 나 요즘 코덱스200 위클리커버드콜 하는데, 진짜 대박이야. 몇 달 사이에 30% 넘게 올랐고, 매달 배당금까지 꼬박꼬박 들어와. 이거 안 하면 진짜 손해야."
솔직히 처음엔 귀가 솔깃했다. 주식으로 30%? 그것도 배당금까지? 귀가 쫑긋해질 수밖에 없다. 동생 특유의 흥분된 말투에, 나도 모르게 "그게 뭔데?" 하고 물어봤다.
그날 이후 나는 틈틈이 커버드콜 관련 자료를 찾아보기 시작했다. 유튜브, 블로그, 금융 커뮤니티까지 찾으면 찾을수록 양극단의 반응이 눈에 띄었다. 한쪽에선 "매달 배당금에 수익까지, 이게 진짜 퇴직연금 대체제"라고 찬양하고, 다른 쪽에선 "장기 보유하면 계좌가 서서히 녹아내린다"며 강하게 경고한다.
도대체 어느 쪽이 맞는 걸까?
동생의 흥분 어린 성공담을 들으면서도, 나는 한
가지 의문을 떨칠 수가 없었다.
"왜 이렇게 좋은 상품이 모두에게 알려지지 않았을까?"
그 의문 하나로 나는 더 깊이 파고들기 시작했고 — 알면 알수록, 생각보다 불편한 진실들이 하나씩 드러나기 시작했다
커버드콜의 본질부터 이해해야 합니다
✔ 커버드콜이란?
1. 상승장에서 처참하게 뒤처진다
커버드콜의 치명적인 약점은 상승장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주가가 30% 오르는 동안, 커버드콜 투자자의 수익은 10% 언저리에서 막혀버린다. 나머지 20%는 콜옵션을 산 상대방의 주머니로 조용히 넘어간다.
실제로 2023년부터 2025년까지 미국 증시가 강하게 상승하는 동안, 대표 커버드콜 ETF들의 수익률은 SPY 대비 현저히 낮았다. 시장이 신나게 달릴 때, 커버드콜 투자자는 출발선에 묶인 채 뒷모습만 바라봐야 했던 셈이다.
2. 배당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내 돈 돌려받기’
매달 들어오는 배당금이 진짜 수익처럼 느껴지는 것 — 이게 커버드콜이 가진 가장 교묘한 착각이다.
커버드콜 ETF의 높은 배당 중 상당 부분은 Return of Capital(ROC), 즉 원금 반환 형태로 구성되어 있다. 쉽게 말해, 내가 넣은 투자금 일부를 조금씩 꺼내서 돌려주는 것에 불과하다. 통장엔 돈이 들어오지만, 자산 가치는 그만큼 줄어들고 있다. 마치 저금통에서 동전을 꺼내 쓰면서 "용돈 벌었다"고 착각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3. 하락장 방어? 생각보다 약하다
"커버드콜은 하락장에서도 버틸 수 있다"는 말, 꽤 많이 들어봤을 것이다.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리다.
옵션 프리미엄이 약간의 완충 역할을 하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주가가 하락하면 그 손실은 고스란히 반영된다. 결국 커버드콜의 구조를 냉정하게 요약하면 이렇다.
상승은 제한되고, 하락은 같이 맞는다.
이보다 더 불리한 구조가 있을까.
4. 장기 복리 효과가 깨진다
장기 투자의 핵심은 복리다. 수익이 수익을 낳고, 그게 시간과 곱해지면서 자산이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나는 구조. 그런데 커버드콜은 이 복리의 엔진을 처음부터 절반으로 줄여버린다. 상승 수익이 계속 제한되니, 자산이 자라는 속도 자체가 둔화된다.
QQQ와 대표 커버드콜 ETF(JEPI, QYLD 등)의 10년 수익률을 비교해보면, 격차는 생각보다 훨씬 크다. 단기엔 비슷해 보여도, 시간이 길어질수록 그 차이는 돌이키기 어려운 수준으로 벌어진다.
5. 투자 착각을 만든다 (심리적 함정)
커버드콜의 가장 위험한 점: “나는 매달 돈을 벌고 있다”는 착각
실제는: 자산은 줄어들고 미래 성장 기회는 포기
안정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손해 구조
그럼 커버드콜은 절대 하면 안 될까?
커버드콜이 가진 가장 무서운 측면은 수익률이 아니라 심리에 있다. 매달 배당금이 들어오면, 투자자는 자연스럽게 "나는 잘 하고 있다"고 느낀다. 계좌를 자주 확인하지 않아도 되고, 시장이 출렁여도 배당금이 들어오니 마음이 편하다.
하지만 그 사이, 자산은 조금씩 줄어들고 있다. 미래의 성장 기회는 매달 조금씩 포기되고 있다. 안정적으로 보이는 이 상품이, 사실은 가장 조용하고 천천히 계좌를 갉아먹는 구조일 수 있다.
동생이 그토록 흥분했던 이유도, 어쩌면 바로 이 심리적 함정 때문이었을지 모른다.
핵심 요약
커버드콜은 “수익을 미리 땡겨쓰고, 미래 성장을 포기하는 전략”이다
결론
그래서, 동생한테 뭐라고 했냐고?
"그냥 본주를 사라"
커버드콜을 처음 공부하기 시작했을 때, 솔직히 나도 흔들렸다. 매달 배당금이 들어오고, 30%의 수익을 냈다는 동생의 이야기는 충분히 매혹적이었으니까. 퇴직을 앞둔 50대는 퇴직금을 모두 밀어넣고 따박따박 월배당을 받을 수도 있다는 유혹도 있을 것이기에 더 그랬다.
하지만 구조를 하나씩 들여다보고 나서, 나는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다.
상승장에서는 수익이 막히고, 하락장에서는 손실을 그대로 맞는다. 매달 들어오는 배당금은 진짜 수익이 아니라 내 원금이 조금씩 새어나가는 것일 수 있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이 "안정적으로 잘 되고 있다"는 착각 속에 포장되어 있다.
결국 커버드콜은 이런 상품이다.
단기엔 달콤하고, 장기엔 조용히 계좌를 녹인다.
물론 커버드콜이 모든 사람에게 나쁜 전략은 아닐 수 있다. 이미 은퇴해서 매달 현금흐름이 필요한 사람, 자산 성장보다 안정적인 인출이 목적인 사람에게는 나름의 역할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자산을 불려나가야 하는 장기 투자자라면, 커버드콜은 처음부터 구조적으로 불리한 게임이다. 화려한 배당 숫자에 눈이 멀어, 정작 중요한 자산 성장의 기회를 조금씩 갉아먹히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나는 결국 동생에게 이렇게 말했다.
"지금 몇 달 수익 난 거, 부정하는 게 아니야. 근데 10년 뒤에도 그 선택이 옳았다고 할 수 있을지 — 한 번만 더 생각해봐."
동생은 여전히 반신반의한 표정이었다. 어쩌면 당분간은 배당금이 계속 들어올 테고, 나의 말이 기우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투자는 결국 시간이 심판한다.
매달 들어오는 배당금에 흐뭇해하는 동안, 당신의 계좌가 조용히 녹고 있지는 않은지 — 한 번쯤 냉정하게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 이 글은 투자 비추천 또는 권유가 아닌, 구조적 이해를 돕기 위한 개인적인 공부 기록입니다. 모든 투자 판단은 본인의 상황과 목적에 맞게 신중하게 결정하시길 바랍니다.